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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도시재생을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

건설경제 2014년 1월 23일자 칼럼입니다... [시론] 도시재생을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  조필규 (LH 토지주택연구원 수석연구원)  21세기에 들어 세계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사회와 경제의 큰 변혁기를 맞고 있다. 고도 경제 성장기를 대표하는 공업사회에서 도시는 경제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공장과 그곳에서 종사하는 노동자의 주거와 생활서비스를 제공하는 장소로서의 역할을 담당해 왔다.  그러나 부가가치를 창조하기 위한 지식이 중요해지면서 도시에는 그 원천이 되는 다양한 능력을 가진 인재가 집결하고 교류하는 장소로서의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 새로운 부가가치는 도시에 집적한 인재와 기업이 형성하는 네트워크의 교류를 통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즉, 지식산업사회에서의 도시는 우수한 인재가 모이고 교류하면서 기업 활동의 확대와 새로운 산업의 기획, 또는 그것에 관련하는 투자, 소비 등의 다양한 활동을 유발하고 부가가치와 부를 생산하기 위한 사회적 기반이 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국가의 중추적 기능을 담당하는 대도시의 성패는 글로벌 경제 경쟁 속에서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그러한 중요성 인식과 함께 세계의 주요 도시에서는 고부가 가치를 만들기 위한 기초로서 도시의 역할에 주목하고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도시를 어떻게 재생시켜가야 할까에 대해서 국가 차원의 다양한 노력과 정책이 진행되고 있다.  영국에서는 1980년대까지의 영국병으로부터 탈피하기 위해 침체된 항만과 도시를 포함하는 ‘수도 런던’의 재생이 국가적 차원에서 진행되었다. 대처 정권에서 적극적인 규제완화와 기초 정비를 시행한 결과 현재는 금융업을 중심으로 하는 세계적 기업과 자본이 모여서 경제성장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영국 세필드는 도시의 경제 기반이었던 제조업 및 철강업이 쇠퇴하자 실업률 증가, 인구 감소, 인프라 노후화 등의 도시 문제가 발생하였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셰필드시에서는 종합적인 도심재생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하기 위하여 도시재생 추진기구인 세필드원(독립 민간법인)을 결성하였다. 그리고 경제 기반을 재건하기 위하여 대학들과 첨단 중소기업을 연계한 첨단산업단지인 세프 밸리(Sheaf Valley)를 조성하였다. 그리고 생활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도심 내 다양한 문화공간을 조성하고, 도심부 소매상점을 재정비하며 교통수단 발굴 및 공공 공간 정비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게 되었다. 그 결과 2년 만에 고용률이 증가(11.5%)하고 도심 거주인구도 증가(16.4%)하게 되었다.  또한 미국 뉴욕은 “세계에서 가장 치안이 나쁘다” 는 이유로 위험한 도시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줄리아니 전 시장이 취임하면서부터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도시로서의 ‘치안’에 주력하여 재개발을 실시하였다. 예를 들면 관광 부흥을 중심으로 한 도시만들기, 미디어, IT, 금융 등 최고의 기업을 유치하는 노력을 펼친 결과, 사람들이 도시로 모이고 도시가 다시 활성화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그것이 미국 경제 전체에 파급효과를 가져와 경기 회복의 밑거름이 되었다.  금융위기 등의 문제로 경기 부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뉴욕의 활성화는 미국경제 전체에 커다란 공헌을 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뉴욕의 사례를 보면서 로스앤젤레스, 보스턴, 워싱턴 등 많은 다른 도시들도 뉴욕과의 승부에서 지지 않도록, 도시의 매력과 특징을 살린 국제적 존재감이 있는 도시가 되기 위해 도시 간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일본의 경우는 쇠퇴 지역을 도시재생 긴급정비 지역으로 지정하고 자본, 인력, 산업 유치를 위하여 대규모 복합시설을 개발하며 이를 통해 국가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고 있다. 특히 2002년∼2011년 사이에 긴급정비 지역에 총 약 7조430억엔을 투자하여 18.6조엔(직접효과 8.4조엔, 파급효과 10.2조엔)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건설투자비 기준)하였다.  21세기 글로벌 시대에는 도시 및 지역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의 기초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서울을 제외한 우리나라 도시들은 세계 도시 네트워크상에서 위상이 매우 취약한 상황이다. 그리고 지금 우리나라는 급성장한 아시아의 주된 글로벌 도시인 상하이, 싱가포르, 홍콩 등으로부터 도시의 우위성과 경쟁력에서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영국, 미국, 일본 등의 주요 선진국과 같이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신성장 동력의 기반 확충, 사회제도적 역량 강화 및 도시 삶의 질 향상 등 도시 전반의 종합적 경쟁력 강화와 함께 지방 거점도시들의 세계 100대 도시 순위권 진입이 가능할 것이다.  도시 재생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구이며 도시 경쟁력을 높이고 역량을 키우는 노력의 시작이다. 그러므로 앞으로는 “국경은 의미가 없으며 도시의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이라는 인식 전환과 함께 도시 재생을 통해 지역의 가치를 창조함으로써 도시브랜드 순위를 높이고 경쟁력을 확보하는 새로운 전환점으로 삼아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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