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기사

[시론] 초고령 사회 대비한 주택공급 필요하다

건설경제 12월 23일자 기사입니다... 조필규 (LH 토지주택연구원 수석연구원) 유엔에서는 총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 비율에 따라 고령화사회(7%∼14% 미만), 고령사회(14%∼20% 미만), 초고령사회(20% 이상)로 구분하고 있다. 국내 65세 이상 고령자는 2012년 기준으로 약 598만명으로 총 인구의 11.7%를 차지하고 있어 고령화 속도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이미 고령화사회로 진입하여 향후 고령사회로의 진입이 불과 몇 년 소요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국내 고령계층의 빠른 증가와 더불어 노인 주거시설인 실버타운 등에 대한 니즈는 점차 확대되고 있으며 시설 및 형태도 다양화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에 따라 과거에는 자연환경과 관광자원이 풍부한 곳의, 건강 및 휴양생활을 위한 전원형 실버타운에 대한 관심과 인기가 높았다.  그러나 근래 들어서는 전원형 실버타운 보다는 도심 및 도심과 가까운 근교에 위치하고 의료와 편의시설을 갖춘 실버타운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즉 과거에는 건강 등을 이유로 전원휴양형이 주로 건설되었으나 최근에는 의료, 편의시설 접근성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면서 도심형 및 도시근교형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도심형은 대도시에 입지하여 대중교통으로 의료 및 상업시설 등에 대한 접근이 쉬운 근접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그리고 가족과의 교류가 용이하고 주변에 다양한 편의시설이 많아 도시기능의 활용 기회가 높다. 도시근교형은 도시 인근에 위치하므로 사회활동을 위해 대도시로 왕래하는 것이 가능하고 도심보다 비교적 저렴한 토지가격으로 넓은 부지 확보가 가능하며 도심까지 접근이 용이하여 도시의 문화 혜택까지 누릴 수 있다.  실버타운(Silver Town)이라는 단어는 한국에서만 쓰고 있다. 흰 머리카락에 비유해 노인들과 관련된 산업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일본에서 만든 실버산업에서 실버를 따서 영어 단어 타운과 합성한 것이다. 실버타운과 비슷한 개념의 유료 노인주거시설을 일본에서는 유료노인홈, 미국은 노인촌락(Retirement Community)이라고 부르고 있다.  일본은 세계 선진국 중에서도 가장 고령화가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다. 고령화율은 현재 약 25%로 4명 중 1명이 고령자라는 뜻이다. 앞으로 고령화가 진행되면 2060년에는 40%에 이른다는 예측이 있다. 빠른 고령화로 인해 일본의 실버산업은 일찍이 성장하였는데, 1960년대에 노인복지법으로 유료 노인주택이 규정되었으며 90년대 들어 노인주택과 관련된 정책이 확충되었다.  한편 고령화에 따른 노년계층의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자 일본 정부의 재정부담은 크게 심화되는 등 공공차원의 지원 한계에 봉착, 이에 따라 1980년대 이후에는 민간부문의 실버산업이 확대되었다. 초기에는 신체기능 저하 및 장애가 있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주택개선 사업이 중심이었으나, 최근 들어서는 자립생활이 가능한 노인을 중심으로 생활지원 서비스 및 집단적 거주형태인 실버하우징, 시니어주택 등 주택 공급에 중점을 두고 추진되고 있다. 또한 경제력을 보유한 노년층의 니즈에 맞는 주거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료 노인홈인 도심형 실버주택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UR(Urban Renaissance) 임대 주택에서는 공공임대 주택이 안고 있는 심각한 시설 노후화와 입주자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공영주택은 건축 후 30년 이상의 재고가 115만가구로 전체의 53%이며 입주자는 고령자 세대가 47%에 달하고 있다. 최근에는 건물의 노후화와 입주자의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 공영주택이나 UR임대주택의 신규 건축 시 Day서비스, 자택간호지원센터, 특별양호노인홈 등의 복지시설을 함께 설치하고 있다.  이처럼 UR은 2008년에 단지의 개별적인 상황을 감안하여 단지별 정비 방침을 책정하고 2018년까지는 약 10만채의 개편에 착수하여 5만채의 스톡을 삭감하고 이어 2048년경까지 약 30% 물량을 줄이겠다는 목표를 수립하고 있다. 그러나 재건축 등에 의한 단지재생을 도모하는 것은 약 16만채에 불과하고, 약 57만채는 개수를 하면서 사용하는 것이 전제가 되고 있다. 이미 낡고 노후화된 상태로 사용할 수밖에 없는 대량의 스톡에 대해 어떻게 입주자를 확보해 수익을 내느냐가 최대의 과제가 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도시의 노년층 인구 증가에 따라 도시와 주택을 보다 고령자 친화적으로 만드는 것이 필요하고 노령 도시거주자의 행복과 사회기여를 촉진시키는 일이 필요하다. 또한 편의시설은 단지 거주자뿐 아니라 그 주변 지역까지 서비스를 확대함으로써 지역의 가치 향상에 공헌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를 중심으로 고령자가 신체적으로도 즐거운 생활을 보낼 수 있도록 새롭게 주거단지를 재편하는 동시에 입주자가 원활하게 각종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노년층의 다양한 능력과 자원을 인식하고 의사결정과 생활방식을 존중하여 그들의 필요 사항과 선호도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 다가올 초고령 사회에 대비한 하나의 초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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